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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시나리오

COC 팬 시나리오 <장마의 끝으로>

by 아이텐 2021. 6. 30.

장마의 끝으로

Written by. 텐

 

노아, 여름님 헌정 시나리오


 

배포용 세션카드는 향님(@hyang_design)님의 커미션입니다.

 

CoC 7th/ 타이만 시나리오

플레이타임: RP에 따라 상이함.
권장 인원 : KPC+PC1 (다인 개변 가능, 가이드 포함)
배경 : 장마가 내리는 때
관계 : 소중한 관계 (가족, 친구, 연인 등)이지만 비동거인
▷동거 관계도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개변이 필요합니다.

플레이어 난이도 : ★★☆☆ (적극적인 선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키퍼 난이도 : ☆ (임기응변이 필요, 볼륨이 큽니다)
로스트 가능성 : O
광기 가능성 : 높음

트리거 요소 : 수재(물과 관련된 재난)에 대한 묘사
권장 기능 : 관찰, 듣기, 자료조사, 대인 기능, 그 외의 써보고 싶은 기능 등.

 

 

 

☂ 개요 ☂

 

'올해의 장마는 어느 때보다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치지 않는 빗줄기에 세상은 잠기고 있습니다.'

 

  빗길을 달려가세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당신과 함께 우산을 썼던 이들과 함께.

  함께 젖었던 이들과 함께.

 

 

 

☂ 안내사항 ☂

 

  • 본 시나리오에는 도서출판 초여명의 Call of cthulhu 7th 룰에 따른 2차 창작물이며 원작자와 번역가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 첫 시나리오라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과도한 비난은 삼가해주세요.
  • 자작 발언, 공개된 장소에서의 스포일러를 금합니다.
  • 세션 카드 커미션을 허용합니다.
  • 시날 내에 크툴루 신화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이 존재합니다. 일부 신화 물품 설정에 대한 변형이 있습니다.
  • 독자적 광기 구간이 일부 존재합니다.
  • 본 시나리오에 첨부된 오르골 음악은 고은님께서 선물로 주신 CYAN님 작곡 음악입니다. 본 시나리오 플레이 외의 무단 이용 및 배포를 엄격히 금합니다.

 

  • 룰북 미소지 키퍼링, 키퍼링 커미션을 엄격히 금합니다.
  • 탁에 맞지 않는 부분은 진상, 본문, 엔딩을 불문하고 모두 자유롭게 개변이 가능합니다. 다만 개변을 한 부분에 대해서 플레이어분들께 사전 혹은 사후에 반드시 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변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라이터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고지한 내용 외의 문의는 본시 날을 배포하는 계정의 DM으로 받습니다. 플레이 로그 자랑도 받습니다!
  • '#c장마의끝으로' 해시태그를 사용해 남겨주신 후기는 라이터가 찾아가 읽고 마음을 남깁니다. 후기는 본 시나리오 정정 혹은 다음 시나리오 작성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아래로 KP 정보가 이어집니다.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더보기 부분은 볼드체에 대한 상세한 설정입니다. 키퍼링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디테일한 설정과 키퍼링을 원하신다면 읽어주세요.

 

 

 

 

☂ 진상 ☂

https://youtu.be/ru-O5L2uxho

 

  그치지 않는 비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구의 자연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순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주에는 정원사가 있습니다. 그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며 누구의 정원을 다듬는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그를 정원사라고 부를만한지 역시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먼 옛날의 한 마법사가 꿈의 세계에서 들은 발음대로 적은 것이 억겁의 세월 동안 전해지는 와중에 그렇게 번역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서적, ⊰엡슐아우세진⊱ 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정원사의 이름은 '에술툴아오제'. 순환하는 자입니다. 에술툴아오제는 세계를 창조하기도 하고, 또 자신이 만든 세계를 부숩니다. 그 파괴로 인한 종말은 그 세계의 피할 수 없는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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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술툴아오제

 

  정원사, 조율자, 순환하는 자, 눈먼 고래. 그 외의 많은 이명으로 불리는 신입니다. 에술툴아오제는 정확한 발음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의 발음기관에 맞춰 그 소리를 흉내낸 것일 뿐입니다. 인간은 신의 본명은 알게 되는 것만으로 그 뜻에 담긴 세계 구조의 일부를 이해하게 되고 형용할 수 없는 공포로 인해 광기에 빠집니다.

  에술툴아오제는 PC, KPC와 같은 작은 생명체들이 존재하는 차원을 짓고 파괴하고 또다시 만들어내고 다시금 부수기를 해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모두 몇 차원의 갈래로 연결되어 있고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괴와 창조를 반복하는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정원사를 섬기는 위그는 '그것이 새로운 물을 갈듯 세계들을 순환시키기 위함'이라고 혹은 '신의 이상향에 맞는 완벽한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한낱 작은 눈들의 추측에 불과합니다. 에술툴아오제가 내리는 종말은 아주 느리고 고요하고, 일상을 닮았습니다. 이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때엔 이미 종말에 푹 잠겨 든 후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비와 함께 시작됩니다.

 

(라이터의 창작 신입니다.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일부 설정을 변경하시거나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 하지만 종말에 관한 부분을 개변 시 세션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정된 종말이 바로 다가오는 때가 이번 장마입니다. 흔히 두려워하는 종말과 다르게 순환의 의한 '우리 세계의 끝'은 천천히, 고요하게 다가옵니다. 여름의 공기와 쏟아지는 빗줄기를 머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덩이도, 무너지는 바닥도, 거대한 운석도 없습니다. 그저 그치지 않는 빗속에서 모든 것이 천천히 물속으로 잠겨갈 뿐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쏟아지는 비. 이 현상을 알아차림에 있어 뒤늦었다는 없습니다. 애초에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란 우리의 인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멸망을 예감하지 못합니다. 세계의 끝을 울부짖는 이들은 흔히 음모론자라고 불리는 이들뿐입니다. 뉴스에선 이상기후를 말하고, 사람들은 그저 이 자연재해가 그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건 KPC와 PC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섭리를 멈출 방법은 없습니다. 이 세계의 끝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KPC와 PC가 할 수 있는 일은 종말, 그치지 않는 장마로부터 다른 차원을 향해 달아나는 것뿐입니다. 

 

  에수툴아오제를 섬기는 집단 '위그'는 예정된 종말의 날을 오래전부터 예견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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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

  긴 세월 동안 가느다란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일반적인 사교도 집단과 다르게 신과의 영접이 아닙니다. 이들은 특정 집단을 넘어 종족에 가깝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순환의 구조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 차원이 머물러 있는 위치, 그리고 예정된 종말의 시기를 아는 것입니다.

 

  다양한 지적 생명체가 이 집단에 속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신을 거스르려 하지 않습니다. 멸망을 가속화하지도 않았습니다. 에술톨아오제의 신도들은 신이 정한 섭리에 따라 흐르도록 둡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그 흐름 속에서 적절한 물살을 타고 살아남을 길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위그는 이미 수많은 차원의 종말로부터 건너왔습니다. 그들의 여정에 대한 기록은 쪼개져 일부는 소실되고, 일부는 신화가 되고, 또 일부는 역사 그리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위그는 세계에 큰 애착을 가지지 않습니다. 자신들은 거대한 흐름 속에 있고, 언젠가 세계가 종말을 맞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교리에 구원론은 없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종말을 알리지도, 그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설파하지도 않습니다. 위그의 세력이 넓지 않은 건 어쩌면 이러한 이유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심판론 역시 없기에 우연이든 필연이든 자신들을 따라 흘러 다음 차원으로 가는 이들을 구태여 저지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눈엔 이 모든 것 역시 작은 섭리입니다.

 

(라이터의 창작 집단입니다. 특정 종교를 나타내거나 비방할 의도가 없습니다.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일부 설정을 변경하시거나 추가하셔도 좋습니다.)

 

 

  위그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멸망한 세계를 벗어나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원의 관문(p. 254)을 이용해 왔습니다. 이번 세계에서의 종말의 날을 계산하고 다음 차원으로까지의 거리를 계산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그 한 세계의 수명 동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관문을 만들고, 관문을 통과할 때 필요한 마력이 담긴 보석과 다른 종족의 친구를 위한 고대신의 징표(p. 244)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위그들은 이 모든 유산을 안내자와 함께 숨겨두었습니다. 이 위치는 매 차원에서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흐르도록 '안내자'들에 의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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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이 담긴 보석

 

   차원 간의 거리는 단순히 한 우주 내에서 측정되는 거리의 기준과 다릅니다. 처음 차원을 뛰어넘은 위그들은 선천적으로 체내에 마력을 많이 가질 수 없는 종족이었기에 미고의 기술을 훔쳐 마력을 담을 수 있는 보석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이 작은 보석에 세계의 종말까지 마력을 꾸준히 모아둡니다. 때문에 보석엔 우주와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의 거대한 마력이 담겨 있습니다. 최초의 위그들은 기술을 도난당한 미고의 추적을 받아 모두 죽었지만 관문을 만드는 방법과 보석들은 후대로 전해졌습니다.

 

  (라이터의 창작 아이템입니다.)

 

   KPC와 PC가 혹은 PC들이 이 멸망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위그의 유산을 찾아야만 합니다. 

  멸망이 당연한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많은 운과 우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소한 친절들은 새로운 운명을 장담하진 못하지만 때때로 운을 북돋아 주죠.

 

천천히, 눅눅한 향을 머금고 종말에 젖어드는 세계.

 

  빗길을 달려가세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당신과 함께 우산을 썼던 이들과 함께.

  함께 젖었던 이들과 함께.

  우주를 넘어서.

 

 


 

▷KPC에 관하여

  후반에 극적인 상봉을 원하신다면 직업이 경찰이거나 군인 혹은 PC와 다른 지역에 사는 것으로 설정해 주세요. 만약 동거하는 상황이라면 직장이 다른 지역에 있다는 설정도 가능합니다. 설정과 관계된 이벤트는 <3. 종말> 이하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필수적인 이벤트는 아니니 취향에 맞게 개변하거나 배제해도 진행에 문제가 없습니다.

 

 

▷다인 개변 가이드

  다인으로 개변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되실 때 참고해 주세요.

PC만 등장하는 장면의 경우 각자 따로 살고 있는 PC들이라면 하루는 PC1, 하루는 PC2의 집 등으로 개변이 가능합니다. 이때도 PC들이 장면에 등장하길 원한다면 해당 장면의 주인의 집에 놀러왔다는 설정으로 함께 등장이 가능합니다. 이때 KPC는 사정이 생겨 오지 못했다는 설정을 하면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같은 집에 사는 PC들이라면 굳이 개변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KPC는 별도의 사정(EX. 출근, 등교 등)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설정으로 PC들과의 분리가 가능합니다.

 

  KPC 실종 이벤트에서는 KPC가 본가에 갔다는 설정 등으로 PC들과 분리가 가능합니다.

 

 


빨간 글자 : 필수 판정, 중요정

▷검은 글자 : 추가 진행 정보

▷파란 글자 : 추가 참고 정보

➤ 검은 볼드체 : 엔딩 분기

그 외의 색상은 연출입니다.

 

☂ 본문 ☂

 

0. 도입

<빗소리>

https://youtu.be/AidRtYR2vh4

 

▒PC의 집

 

  투둑-, 투둑.  창문을 두들기는 빗소리가 불규칙하게 들려옵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장마로 이젠 익숙해진 소리입니다. 그 덕에 방안으로 스미는 햇살을 보지 못한 지 꽤 되었습니다. <창문>은 마를 날이 없고, <TV>의 뉴스에선 하루 종일 장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소파 앞 테이블엔 <핸드폰> 화면엔 메시지가 떠 있습니다.

 

 

<창문>

  창문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작은 개울을 이루고 있습니다. 맺혔다가 흐르고, 또 흐르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흐름 너머에, 물에 번져 일렁이는 우중충한 하늘이 보입니다. 문득 구름 한 편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

▶성공

  구름은 마치 융단처럼 줄을 서 흘러갑니다. 그 모양은 마치.. 거대한 고래 머리 같습니다. 순간 바람에 구름이 잠시 흩어지고 그 사이로 커다랗고 시린 달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봅니다. ...달이요? 비록 비 때문에 어둡지만 지금은 대낮인걸요. 잘못 본 걸까요?

▷에술툴아오제의 눈입니다. 종말의 순서가 돌아온 세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마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 판정은 하지 않습니다. PC가 다시 살펴본다고 선언해도 먹구름만 보입니다.

 

▶실패

 구름은 마치 융단처럼 줄을 서 흘러갑니다. 그 모양은 마치.. 거대한 고래 머리 같습니다. 구름 위를 헤엄치는 고래라니. 낭만적이네요.

 

 

<TV>

  날씨에 관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확인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비, 비 그리고 다시 또 비. 온통 비에 대한 예보뿐입니다. 일기예보가 끝나고 나면 날씨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네요.

 

  [듣기 판정]

▶성공

"올여름 장마는 몇십 년 만의 폭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장마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그건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다만 장마전선과 비구름의 형태를 보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장마는 지금까지 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전선 간의 부딪힘으로 시작되는 일반적인 장마와 다르게 이번 장마는 국지성 호우로부터 시작되어 점점 더 전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비구름이 찾아들기는커녕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러한..."

  전 세계적으로 내리는 비라니. 참 기이합니다. 매해 전문가들이 경고해 온대로 이상기후가 심각해진 결과인 걸까요? 아무튼 당분간 외출할 때는 늘 우산을 챙겨야겠어요.

  

▶실패 

"올여름 장마는 몇십 년 만의 폭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장마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그건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다만 장마전선과 비구름의 형태를 보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장마는 지금까지 와..."
  당분간은 계속해서 우산을 들고 다녀야겠네요. 작년 못지않게 장마가 길어질 모양입니다.

 

 

<핸드폰>

  문자가 도착해 있습니다. 확인해 보면 KPC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오늘 일이 일찍 끝날 것 같아요. 오후에 만날래요?' 데이트 신청이네요. 당신이 답장을 보내면 곧 띠링-, 다시 알림음이 울립니다. '그럼 늘 보는 <위그의 카페>에서 만나요.'

 

  '위그의 카페'는 당신과 KPC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입니다. 오래되어 낡았지만 깔끔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죠.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책도 많아서 최근에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곳입니다.

▷위그는 특별히 자신들을 숨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동족들이 멸망의 날에 찾아오기 쉽도록 드러내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위그의 유산'의 경우엔 일부 탐욕스러운 존재에게 빼앗기거나 악용되었던 역사가 있어 숨겨두는 편입니다. KPC와 위그는 아무런 접점이 없습니다. 위그의 카페를 만남의 장소로 고른 것은 그저 우연입니다.

 

 

▷이후 PC는 간단히 외출 준비를 하면 됩니다. KPC를 위해 특별히 선물하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챙겨도 되겠네요. 가는 길에 사고 싶다고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줍시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슬슬 약속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나가야겠네요. 현관에서 나서기 전 당신은 잊지 않고 우산을 챙깁니다.

 

 


  0.1 카페에서

https://youtu.be/GA9GigGuf24

 

▒위그의 카페

 

▷카페에 도착하기까지의 비에 젖은 거리를 간단히 묘사하면 보다 더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별히 들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KPC와 카페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났다가 왔다는 설정도 됩니다. 저희 아이들은 도무지 카페에 올 타입들이 아니에요! 한다면 장소를 적절한 곳으로 개변해 주세요. 이 장소(카페)의 의의는 '선의를 베풀 기회'입니다. 

 

  비에 젖은 카페는 무척 운치 있습니다. 간판도 가게도 낡았지만, 안에서 스며 나오는 따스한 불빛이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관찰 판정 선언을 한다면 성공 시 간판의 한 귀퉁이에 기묘한 로고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로고는 위그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위그의 유물이 있는 곳을 표시하는 것으로, 앞으로 진행될 중요 장소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딸랑-.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눅눅함 대신 훈훈한 온기가 반깁니다.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비를 피해 머물고 있네요. 문 바로 앞엔 한 사람이 아이를 데리고 서 있습니다. 입구의 정면의 <카운터>에도 두어 사람이 줄 서 있습니다. 안쪽엔 <테이블>들이 놓여 있고, 가장 깊숙하고 습기와 먼 곳엔 책이 빼곡한 <책장>이 있습니다.

 

  KPC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 사이 오랜만에 카페를 둘러보거나 미리 차를 주문해둬도 되겠습니다.

 

 

<카운터>

  젊은 점원이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카운터 바로 옆엔 쇼케이스가 있고 점원의 뒤쪽으로는 메뉴판이 걸려있습니다. 잠시 줄을 서서 기다리니 당신의 차례가 옵니다. 적힌 음료는 다양합니다. 디저트들도 있네요.

 

 

<테이블>

  널찍한 공간에 테이블은 대화하기 편하도록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 위엔 싱그러운 꽃 한 송이가 꽂혀 있는 투명한 화병이 놓여있고, 의자엔 푹신한 방석들이 깔려 있습니다. 사람들이 꽤 많지만 안쪽, 책장과 가까운 곳에 빈 테이블이 있네요.

 

  이제 보니 테이블 위엔 <책> 한 권이 펼쳐진 채 놓여 있습니다. 그 외의 소지품은 없는 걸 봐선.. 아마도 책을 읽고 그대로 둔 채 간 것 같네요. 책을 읽어보면 신화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홍수 설화에 관하여>

   노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계시로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알게 된다. 그는 길이 300 규빗, 너비 50 규빗, 높이 30 규빗, 상 ·중 ·하 3층으로 된 방주를 만들어 8명의 가족과, 한 쌍씩의 여러 동물을 데리고 이 방주에 탄다. 대홍수를 만나 모든 생물이 전멸하고 말았지만, 이 방주에 탔던 노아의 가족과 동물들은 살아남았다.


  세계 각지의 설화 중에는 노아의 홍수 설화와 유사한 홍수 설화들이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에도 홍수와 관련된 설화들이 등장하며,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대홍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홍수도 역시 심판이나 죄의 결과의 상징으로 활용된다.

<누가 불을 가져왔는가>

   ....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를 속이고 꺼지지 않는 불을 회양목 안에 넣어 인간에게 몰래 주었다. 인류는 그 덕분에 불을 되찾았고, 분노한 제우스는 인간을 벌하기에 이른다.  

   .... 또 그는 예언하는 능력을 갖추었는데, 제우스가 자신의 미래를 묻자 이를 알려주길 거부하였고, 이 때문에 제우스의 분노를 사 코카서스 산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게 되었다. .....

 

  '심판이나 죄의 결과'에 누군가 선을 죽 그어놓았네요. 책에 멋대로 낙서를 해두다니..

 

  책의 표지를 본다면 혹은 책을 덮는다면.

 

  [관찰 판정]

▶성공

  이제 보니 제목이 없는 책이었네요. 작가의 이름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하얀 표지엔 푸른빛을 띠는 표시만 그려져 있습니다. 음? 방금 문양이 빛나지 않았나요? 희미하게 검푸른 색과 보랏빛을 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보면.. 그저 평범하게 프린트된 표시네요.

 

▶실패

  이제 보니 제목이 없는 책이었네요. 하얀 표지엔 푸른빛을 띠는 표시만 그려져 있습니다. 작가의 이름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신비주의 컨셉인걸까요.

 

 

<책장>

  벽의 한쪽 면을 메우고 있는 책장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보존상태도 좋네요. 이 카페의 주인은 책을 상당히 아끼는 모양입니다.

 

  [관찰 판정]

▶성공

  다양한 책들 사이로 빛나는 언뜻 빛나는 문양이 시야에 스쳤던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낯선 (테이블 위 표지를 봤다면, 아까 본) 문양입니다. 책을 꺼내 펼쳐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 하루는 별의 아이가 물었습니다.

"얘야. 너, 방랑자의 아이야. 너는 항상 어딜 가는 거니?"
"응, 별의 아이야. 나는 이번에도 흘러내려오는 파도를 타러 간단다."
"그 파도를 타고 어디로 가니?"
"파도가 나를 데려다 주는 곳, 빗길을 따라 섭리가 닿는 곳까지 간단다."

"얘야. 너, 방랑자의 아이야. 너의 여행은 언제 끝나는 거니?"
"응, 별의 아이야. 내 여행은 빗물이 떨어지는 물레바퀴가 그치면 끝이 난단다."
"그 물레바퀴는 언제 그치니?"
"물레바퀴의 주인, 정원사께서 안식하시는 날이란다."

 

  어린아이를 위한 동화같습니다.

 

▶실패

  무척 많은 종류의 책들이 있습니다. 원하는 장르의 책도 찾고자 하면 찾을 수 있겠네요. 

 

 

  잠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KPC가 도착합니다.

 

▷자유로운 RP을 즐겨주세요. 책과 문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도 좋습니다. 시날이 진행되는 동안 KPC와 데이트 등 편안한 시간을 보낼 때마다 이성을 1d10 회복시켜 주세요. 시작 이성을 넘어서 회복도 가능합니다. 난이도를 조절에 따라 회복량을 달리해도 됩니다.

적당히 즐기고 나면 자연스럽게 카페를 나가주세요.

 

  카페를 나가기 위해 문으로 향하면, 아까 들어올 때 보았던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 아직 문가에 서 있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보며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도 아이도 모두 위그입니다. 에술툴아오제가 내리는 비는 평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존재를 녹여내리는, 말하자면 독소가 있습니다. 이러한 독소는 생명력이 넘치는 어린것들에게 특히 치명적이고, 흔적으로 남아 대대로 아래로까지 전해집니다. 수 천, 수 만 혹은 수 억년의 여행을 이어온 위그들은 이미 약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섣불리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NPC에게 말을 걸 경우 온화한 투로 대답해 줍니다. 아래는 대략적인 예시입니다. 진상을 모두 밝히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힌트를 주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위그의 유물들에 대해서는 숨기려 한다는 것을 염두해주세요.

Q. 왜 가지 않고 있나?
A. 우산이 망가졌다. 

Q. 데리러 올 사람이 없나?
A. 이미 모두 떠났다.
▷대부분의 위그들은 장마가 시작되는 날 다른 차원으로 떠났습니다. 이 위그는 잃어버렸던 아이를 되찾느라 출발이 늦어졌습니다.

Q. 모두 떠났다?

A. (머뭇거리다가) ... 더는 이 세상에 남아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심리학 판정을 요청해 성공하면 거짓말이 아니며 아이를 상당히 걱정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나이는 대략 4살 정도로 보입니다.

▷우산을 빌려주는 것이 정석이지만 다른 방법 가령, 택시비를 내준다, 차로 데려다준다 등등 NPC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허용해 주세요. 플레이어가 선택을 어려워한다면 KPC가 자신의 우산을 같이 쓰고 가자고 PC에게 말해주어도 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우산을 빌려준다라고 상정한 것들입니다.

 

PC가 도움을 준 경우,

 

  그 사람은 고마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당신이 건넨 우산을 조심스럽게 받아 듭니다. 표정에 안도감도 묻어납니다.

 

NPC : 정말로 감사해요. 우산 꼭 돌려드릴게요.

 

  PC가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도 NPC는 꼭 돌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우산을 펼친 후,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빗속을 걸어갑니다. 당신과 KPC도 이만 가보는 게 좋겠네요. 비가 더 쏟아지기 전에요.

 

▶PC가 도움을 주지 않은 경우,

  그 사람은 다시 하늘을 걱정스럽게 올려다봅니다. 하늘을 새카맣고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KPC도 이만 가보는 게 좋겠네요. 비가 더 쏟아지기 전에요.

 

 

  그렇게 두 사람은 카페를 나섭니다.

우산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적당히 이하의 지문을 바꿔주세요.

 

https://youtu.be/EBSegrHpreY

 

  쏴아아-.

  하나의 우산 아래에서 두 사람의 어깨가 맞닿습니다. 다른 쪽 어깨는 젖어들지만 춥지는 않습니다. 서로의 체온이 있으니까요. 어두컴컴한 하늘, 쏟아지는 빗방울들. 서늘한 물에 젖어드는 빗길을 두 사람은 함께 걸어갑니다. 우산 안에선 부드러운 소담한 대화가 오가고, 우산대 끝엔 물방울이 맺혔다가 떨어집니다. 

 

 

 


1. 인연

https://youtu.be/AidRtYR2vh4

 

▒PC의 집 

 

  투둑-, 투둑.  창문을 두들기는 빗소리가 불규칙하게 들려옵니다. KPC와 데이트를 한 저번 주부터 오늘까지 이 소리는 단 한 번도 그친 적이 없습니다. 그 탓에 <창문>은 항상 젖어있습니다. <TV>의 뉴스에선 이 기이한 장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창문>

   창문 위로 물줄기가 끊임없이 흘러내립니다. 그저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보다도 더 비의 양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곳곳의 웅덩이는 훨씬 깊어졌습니다. 마치 영영 그치지 않을 것만 같은 빗줄기가 그 위로 떨어집니다. 파동이 이는 물 위로 검은 먹구름들이 흘러갑니다.

 

 

<TV>

  날씨에 관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통 비에 대한 예보와 그로 인한 수해 피해에 대한 이야기뿐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집니다.

 

  [듣기 판정]

▶성공

"이 현상에 대한 원인규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단 한 번도요. 장마가 길어진 적은 있었죠.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전세게적으로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린 적은 없었습니다."

"아,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까?"

"그렇습니다. 게다가 구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곳들도 속속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과학으로는 도무지 규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이상기후라는 설명으론 부족합니다. 마치 모든 법칙을 벗어나는 듯한.." 

 

  그치지 않는 비가 내리는 곳은 이곳만이 아닌가 봅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환경 이상의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어쩐지 불안하네요. 더 심각해지지 말아야 할 텐데요.

  

▶실패 

"이 현상에 대한...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 ."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 장마가 길어진 적은 있었죠.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없었습니다."

"아,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까?"

"그렇습니다. 게다가 ... 오는 곳들도 속속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과학으로는 ... 없는 현상입니다. 이상기후라는 설명으론 부족합니다. 마치 .." 

  

 장맛비가 더욱더 심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심각한 전문가들의 표정을 보니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얼른 비가 그쳐야 할 텐데요.

 

  ▷만약 PC가 우산을 빌려주는 등의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이하의 내용은 생략하고 곧바로 <2. 데이트>로 넘어가 주세요.

 

  모든 곳을 둘러보고 나면,

  띵동-. 초인종이 울립니다. 오늘 찾아올 사람이 없을 텐데, 택배라도 온 걸까요? 누구세요,라고 물어봐도 대답이 없습니다. 문을 열어보면 사람은 없지만, 익숙한 우산이 세워져 있습니다. 아, 이건 당신이 카페에서 빌려주었던 그 우산입니다. 정말로 다시 가져다준 걸까요? 하지만 당신이 있는 곳을 어떻게 알고.. 곱게 접혀 있는 우산에는 푸른빛을 띤 카드 봉투가 붙어 있습니다. 

  열어보니 그 안에는 <카드>와 티켓 사이즈 정도의 <종이조각>, 동전 크기의 펜던트가 달려있는 <목걸이>가 들어 있습니다.

 

 

<카드>

아무런 무늬도 새겨져 있지 않는 하얀 카드를 열어보면, 정갈한 글자가 쓰여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TO. 상냥한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당신이 우산을 빌려주신 사람입니다.

직접 뵙고 돌려드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우산이 도착할 즈음엔 이미 먼 길에 올랐을 것이라 이렇게 카드를 남깁니다. 당신의 호의 덕분에 저와 아이는 무사히 여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 호의에 보답하고 싶어 선물들을 함께 넣어 보냅니다.

  부디 티켓에 적혀 있는 곳들로 찾아가세요. 문양을 따라가신다면 에 닿을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두르세요. 상냥한 당신에게 ▒▒의 뜻이 함께하길.

P.S - 목걸이를 항상 심장에 지니고 다니세요.

FROM. ▩

 

  중간중간 읽히지 않는 글자가 있습니다. 분명 당신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여 있는데 어째서인지, 마치 뇌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뜻을 형상화하지 못합니다. San 0/1.

  ▷크툴루 기능치 판정에 성공한다면 읽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뜻은 에술툴아오제, 위그입니다. 크툴루 판정 대성공 시, 신의 이름에 담긴 진상, 바로 이 비는 세계의 예정된 종말을 가져온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경우 추가로 이성을 1D5를 차감합니다.

 

 

<종이조각>

  티켓처럼 기다란 모양의 종이조각 한가운데에는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만약 카페에서 봤다면 익숙한 문양입니다.) 푸른색을 띤 기하학적인 모양은 여태껏 본 어떠한 형상과도 닮지 않았습니다. 문양은 마치 홀로그램처럼 색이 미세하게 변하기도 하고 일렁이는 것도 같습니다. 그 아래에는 뜻을 알 수 없는 알파벳과 숫자가 바코드처럼 어지럽게 적혀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따라가라는 걸까요? 하지만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위그들이 사용하는 좌표입니다. '유물'이 있는 곳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위그가 아닌 KPC와 PC는 당연히 읽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해석하지 못해도 시날의 진행에 전혀 차질이 없으니 PL이 애쓴다면 넘길 수 있도록 잘 유도해 주세요.

 

 

<목걸이>

  동전 크기의 작은 펜던트가 달려 있는 목걸이입니다. 펜던트는 밋밋한 원형입니다. 그 위에는 종이조각의 것과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종이 위의 것과 다르게 특별해 보이진 않네요.

  ▷차원의 관문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고대신의 징표입니다. PC가 잘 챙길 수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다른 장소에서도 조사를 통해 얻을 수는 있으나 완벽한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KPC와 PC 각각 1개씩이 필요합니다.

  ▷카페에서의 호의에 KPC가 기여했다면 목걸이는 KPC의 몫까지 두 개가 들어있습니다. 목걸이 하나에는 태그가 붙어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전해주세요] 라고요. 이걸 정말로 KPC에게 전해줄지, 다른 사람에게 줄지는 PC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가급적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 화면이 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마도 전화나 메시지가 왔던 모양이네요. 확인해 보면 KPC입니다.

 ▷요즘 날씨에 대한 소소한 걱정으로 운을 떼어도 좋겠네요. PC가 뉴스를 듣지 못했다면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좋습니다. 대화의 끝엔 1, 2주 후로 데이트 날짜를 정해주세요.

 

 

  


2. 징후

 

▒PC의 집 

  오늘은 KPC와 만나기로 한 주말입니다. 그 사이 일상은 평소와 다를 바 없게 흘러갔습니다. 아직까지도 비가 계속되고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날씨만 제외하면 대부분이 같습니다. 빗방울은 여전히 <창문>을 두들기고, 오늘도 <뉴스>는 같은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테이블에 올려둔 핸드폰은 아직 고요하네요. 시간을 확인해 보면 아직 넉넉합니다.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겠어요.

 

<뉴스>

  뉴스에선 비로 인한 피해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선 물난리가 난 지 오래입니다. 폭우가 내린 적은 없지만 비가 그친 적도 없는 하늘. 그 비에 세상이 천천히 잠겨 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내고 있는 마을도 어느 날부터 찰박할 만큼 늘 바닥에 물이 고여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이 현상을 분석 중이지만 해결방법은 물론 아직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종말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 종교단체는 구원법을 설파하는 등 사회적 혼란이 더욱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비가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종말론도 나돌고 있는 모양입니다. 인간은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으레 초자연적인 것과 결부시켜오곤 했죠.

 

 그 뒤로도 비 또 비, 비.

 

  이어지는 기상예보는 화면에 줄줄이 우산 심벌을 늘여놓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하루 종일 비가 내리네요.

 

 

<창문>

  창문 너머의 풍경은 몇 주간 지겹도록 본 그 풍경입니다. 새까만 먹구름이 이렇게 원망스러웠던 적이 있던가요. 이래서야 화창한 날이 어땠는지조차도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법 바람도 부는 것인지 잎사귀들이 나부낍니다. 그 순간,

 

  [관찰 판정]

▶성공

강한 바람에 구름이 흩어지는 순간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시리도록 푸르고, 맑고, 텅 비 있는 거대한 동공을요. San 1/ 1d5.

 

그것은 곧 다시 구름 뒤로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방금 대체 뭘 본거죠? 분명 있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동공이라니. 막연한 불안감이 치솟습니다.

▷PC가 다시 보아도 하늘엔 새카만 먹구름뿐입니다.

 

▶실패 

일전에 보았던 달입니다. 어쩐지 움직이는 것 같기도? ...설마요. 착각이겠죠.

 

그때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KPC와의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설정해 두었던 알람이네요. 슬슬 나갈 채비를 해야겠어요. 

 

 


2.1 데이트

https://youtu.be/xym-gmq_rlw

 

  ▷적당히 데이트 RP을 즐겨주세요. 장소는 상관없습니다. 영화관일 수도 있고 식당일 수도 있고 공원일 수도 있겠네요. KPC집이나 PC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RP 후엔 어떠한 이유로든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세요. 브금은 식당을 상정하고 선정했습니다.

 

 

  밖엔 여전히 비가 오고 있네요. 장마 특유의 습한 공기가 스밉니다.

 

  찰박, 찰박.

 

  두 사람의 걸음이 물 위를 걷습니다. 한참 쏟아진 비는 어느덧 고여 복숭아뼈까지 간질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발장구를 치곤 하던 물웅덩이 높이가 이쯤이었던가요. 그렇게 길을 함께 걷고 있노라면, 늦은 탓에 서서히 하나 둘 불이 꺼져가는 골목 사이로 노란빛 전구가 희미하게 밝히고 있는 낡은 가게가 서있습니다. 김이 서린 창문 너머로 어렴풋하게 보이는 물건들은 모두 낡고 오래되어 보입니다.

 

  [관찰 판정]

▶성공

  등이 거의 꺼져가는 간판에는 골동품 상점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리고 그 옆, 간판 한 귀퉁이에 낯익은 문양이 보입니다. 푸른색의 형이상학적인 문양. 당신이 받은 카드봉투 속 종이 조각에 그려져 있던 문양입니다.

 

▶실패

  등이 거의 꺼져가는 간판에는 골동품 상점이라고 적혀 있네요.

 

 

▷이곳에서 위그의 유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PC가 그냥 지나치려고 한다면 방문할 수 있도록 KPC로 유도해 주세요. 관찰력 재판정을 해도 좋습니다. 만약 PC가 극구 방문을 꺼려한다면 그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가까이서 본 상점은 멀리서 보았을 때보다 훨씬 낡았습니다.

 

딸랑-.

 

  문을 열자 청아한 벨소리가 들립니다.


2.2 골동품 상점

https://youtu.be/UmczeQfIzf8

 

  따스한 노란빛이 상점 안을 비추고 있습니다. 공기 중엔 오래된 물건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떠다닙니다. 안쪽 <카운터>에 앉아 있던 노인이 대강 인사를 건넵니다. 흘끔 보더니 곧 다시 꾸벅꾸벅 조네요. 카운터 뒤쪽에는 <유리 진열장>이 놓여 있고, 벽 곳곳 선반에는 <골동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정리가 가지런하지는 않지만 먼지가 쌓여있지는 않네요.

 

 

<카운터>

  잡다한 물건들이 놓여있습니다. 판매하는 것과 아닌 것이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물건도 있고 비교적 최근의 것 같은 물건도 있습니다. 그중엔 특이하게 생긴 장식품이 있네요. 관람차처럼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아주 천천히 돌고 있습니다. 물은 끄트머리에 달린 여러 개의 구슬에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측정하는 위그의 시계입니다. 자세히 본다고 선언하면 구슬의 모양이 지구를 닮았다는 사실과 그 안에 물이 1/3 이상 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리 진열장>

  자물쇠로 잠겨 있는 유리 진열장입니다. 잘 닦여 있는 덕에 유리문 너머의 물건들이 잘 보입니다. 안에 놓여 있는 것은 여러 모양의 다양한 상자네요. 크기를 보아 보석함이나 오르골인 모양입니다. 어떤 것은 종이, 어떤 것은 유리, 도자기, 보석 등등 다채로운 소재의 상자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상자의 표면은 푸른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마력석이 담겨 있는 상자입니다.

 

 

 <골동품>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연식이나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도 가득합니다. 빛이 바랬지만 형형색색의 골동품들은 먼지 하나 없이 잘 닦여 있습니다.

 

  [관찰 판정]

▶성공

  문득 벽에 걸린 나무판에 눈에 들어옵니다. 여러 종류의 목걸이들이 걸려 있네요. 이것들도 다 오래된 것처럼 보입니다. 알록달록하고 오묘한 빛을 띤 것이 이쁘다고 생각하던 중, 낯익은 목걸이가 눈에 띱니다. 이건 분명 카드와 함께 받았던 그 목걸이입니다.

 

▶실패

  문득 벽에 걸린 나무판에 눈에 들어옵니다. 여러종류의 목걸이들이 걸려 있네요. 이것들도 다 오래된 것처럼 보입니다. 알록달록하고 오묘한 빛을 띤 것이 예쁘네요. 

  편지를 받은 플레이어는 판정에 실패한 경우에도 목걸이를 자세히 본다고 선언하면 성공과 마찬가지로 '고대의 징표'가 새겨진 목걸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노인에게 말을 거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시종일관 귀찮아하거나 경계하는 기색으로 PC를 대합니다. 위그에게 받은 편지나 티켓을 보여주면 노인은 대화에 응해줍니다. 이러한 제시 없이 노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선 위협을 제외한 <대인관계> 어려움 판정 이상이 필요합니다. <위협>을 사용할 경우 극단적 성공 이상이라면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하라면 가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PC가 위협을 가하려 한다면 KPC로 한 번 정도는 말려주세요. 이 노인은 위그의 안내자입니다. 위그나 PC와 같이 흐름을 타고 온 이들의 길을 인도하고 위그의 유물을 지키고 있습니다. 티켓을 보기 전까지는 상대가 약탈자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기에 기본적으로 방어적입니다.

  ▷티켓을 보여주거나 판정에 성공한 경우, 노인은 PC가 물어보는 한도에서 대략적인 진상을 알려줍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노인이 직접적인 답변을 해줄지, 은유적인 표현을 쓸지 자유롭게 정해주세요. 다만 차원의 관문을 찾는 주문과 관문의 위치, 사용법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위 정보는 <고서점>에서 제공할 예정입니다.

  아래는 질문과 답변의 예시입니다.

Q. 간판이나 상자들에 새겨진 문양은 뭔가?
A.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텐데. 그래도 궁금하다면야.. 저건 ▩▩의 문양이지."
  ... 뭐라고요? 분명 노인이 무어라고 발음을 했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알아듣기는커녕 흉내조차 어렵네요.

Q. ▩▩?
A. "나와 같은 이들의 이름일세. 멸망을 건너는 자들."

Q. 멸망?
A. "그래, 멸망. 예정된 종말이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네. 그치지 않는 비. 그건 순리가 이 세계에도 도달했다는 의미일세. 모든 건 예정된 것이야."
  노인은 관람차를 닮은 기묘한 장식품을 바라봅니다.

Q. 지구가 멸망한다는 이야기인가?
A. "지구만이 아닐세. 이 세계의 종말이라네. ▒▒▒▒▒▒의 뜻에 따라서."
  이번에도 무슨 발음인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Q.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이 세계와 함께 가라앉거나, 거대한 파도를 따라 떠나야겠지. (카드를 받았다면) 이미 자네는 흐름에 올라탄 것 같지만."

Q. 이 목걸이(고대의 징표)는 무엇인가?
A. "그건 오로지 자네 같은 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이라네. 무사히 풍랑을 헤엄쳐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줄 걸세. 이곳에도 그런 물건이 있었을 텐데.. 필요하다면 가져가게."

 

 어느 정도 대화가 끝나고 나면,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잠시 기다리게."

 

   그렇게 말한 노인은 카운터 안쪽 뒷문으로 사라집니다. 얼마 후 돌아온 노인의 손에는 작은 열쇠가 있습니다. 노인은 카운터 뒤에 자리한 유리 장식장의 자물쇠를 엽니다. 그리고 안에서 손바닥보다 작고 낡은 나무 보석함을 꺼내 카운터에 놓아줍니다. 상자엔 이 가게의 간판에서 봤던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자연 판정, 감정 판정에 성공하면 이 보석함이 회양목으로 짜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열면 처음 듣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a/caqGNp/btrmhKhw1V1/AAAAAAAAAAAAAAAAAAAAAHTrpsADnYcuWQ2GUXWTBgUgBpzAVKve_UN7FyHbuYK0/tfile.mp3?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wwY%2B66hiG41rfqDSFHY64YZ4Nd4%3D

 

  작은 인형이 무언가를 든 채 천천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붉은색의 보석입니다. 보석 속에선 놀랍게도 무언가가 마치 불꽃이 타오르듯 일렁거리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아도 보통의 물건이 아닙니다.

 

  "우리의 유산 중 하나라네. 관문을 열 때 필요할 걸세. 본래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자네들에게도 유용하겠지."

 

  노인은 이미 보석의 값을 지불받았다며, 선뜻 그것을 가져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에 다른 문자들이 새겨진 티켓을 건넵니다.

 

  "이곳에 가면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걸세. 계속 걸어가게나. 길을 벗어나지 말고."

 

  무엇을 찾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노인은 티켓에 새겨진 문양을 가리킵니다. 여태 봐온 것들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문양입니다. 펼쳐진 서적 위에 떠 있는 문양 같네요. 이후 노인은 다시 카운터에 앉아 눈을 감고 졸고 있습니다.

 

 ▷미처 살펴보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추가로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없다면 간단한 RP 후 나가면 됩니다.

 

  두 사람은 골동품 가게를 빠져나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고인 물이 발목 위까지 간질입니다. 그 거리를 함께 걸으면서도 방금의 일로 기분이 조금 싱숭생숭합니다. 길어지는 장마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3. 종말

https://youtu.be/wpc8X05O_xI

 

  그 뒤로도 며칠간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럼에도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해 봅니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그칠지 모를 이 빗속에서 그저 막연한 희망을 품으며 일상을 보냅니다. 하지만 오래 지속할 수 없음을 길지 않은 시간 끝에 모두가 알게 됩니다. 

 

  뉴스에선 며칠 전부터 심각한 이야기들만 흘러나옵니다. 뉴스에서만이 아닙니다. 당장 집 밖으로 몇 걸음만 나가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이 물에 잠겨가고 있다는 것을요.

 

 "세계 곳곳에서 그치지 않는 비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저지대의 경우 이미 침수되었으며 국토의 대부분을 상실한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심판의 날이다! 이건 심판이야! 우리는 다들 고개를 숙여 신의 뜻을...!"

 "아니, 이러시면 안 됩니다!"

 

  뉴스 진행 중 종말을 외치는 사람들이 끼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건 이제 예삿일이 아닙니다. 거리에선 더욱 숱하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혼돈이 정리되고 나서야 앵커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정부는 오늘부로 국가 전역에 전시상황과 같은 수준의 비상령을 발동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행해진 대피령을 전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군과 경찰이 대피 인도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대피는 저지대를 우선으로 시작합니다. 모든 방송과 라디오에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드릴 예정이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항상 유의 깊게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Event. KPC의 실종

https://youtu.be/UwHAP4VmRCU

  ▷ 필수적인 이벤트가 아닙니다. 원치 않으시다면 생략하셔도 시날 진행에 문제가 없습니다.

 

  KPC에게 연락을 해보면 얼마 후 답장이 옵니다.

  ▷PC가 하지 않는다면 KPC가 먼저 연락을 해옵니다. 간단히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KPC는 대피인원 인솔 임무로 혹은 대피 대상이라 당분간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비가 무심하게 창을 두들깁니다.

 

.

.

.

 

  다시 또 이틀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KPC에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그에게서 온 마지막 연락은 그날 PC가 살고 있는 곳과 두어 시간 떨어진 마을에 도착했다는 내용입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는지 조금 걱정되네요.

 

  불안감을 애써 가라앉혀 보며 오늘도 당신은 뉴스에 귀를 기울입니다. 똑같은 이야기들이 흘러가던 중 KPC가 도착했다는 그 지역에 관한 소식이 뜹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특보입니다. 남부지역 대교가 완전히 침수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현재까지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과 대피를 돕던 구조대들이 고립된 상황입니다. 구조를 위해 헬기를 띄우려는 시도 중이지만 계속된 비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민들께서는 해당 지역으로의 이동을 삼가시길 바랍니다. 자세한 현장 상황 연결합니다."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고 곧 현지에 파견된 기자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기자가 서 있는 뒤편으로는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그 빗물이 차올라 바닥이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고립된 사람들은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 구조요청을 보내고 있습니다.

  ▷ KPC에게 연락을 해보면 받지 않습니다. 현장 상황으로 인해 연락을 받을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TV에 아수라장이 펼쳐집니다. 어어!? 대피해, 대피해!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더니 물살에 덮쳐진 듯 카메라가 뒤집어집니다. 화면이 정신없이 물에 휩쓸리고 곧 검게 물듭니다. 뒤늦게 다시 아나운서의 화면으로 돌아왔지만 방송국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KPC에게서는 여전히 연락이 없습니다.

 

  ▷KPC를 찾으러 나간다면, 그 지역으로 향하는 길목을 안전상의 이유로 군과 경찰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PC를 보내주려 하지 않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지나는 것에 성공했다면 마을은 온통 잠겨 있고 이젠 새파란 바다와 다를 바 없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저 아래에 문명이 있었다고, 이 풍경을 보는 이들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매일같이 고요하게 내리는 비에 잠겼노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관찰 판정에 성공하면 수면 위에 떠 있는 KPC의 소지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련의 상황들로 충격을 받았다면 이성 판정입니다. San 0/1D3.


 

 

  그로부터 또다시 며칠이 흘렀습니다. 라디오에서 오늘은 당신이 머무는 지역이 대피 대상임을 알립니다. 아마 곧 안내방송이 울리겠죠. 이 비를 피해 달아나라고요. 하지만 이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이것이 세계의 끝이라고, 마침내 인류는 종말을 예견합니다.

 

  긴 장마의 끝에서.

 

  이번 대피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더 높은 곳으로 달아나 보지만 무심하고 한결같게 내리는 비는 차근차근, 고요하게 두 발을 따라옵니다.

 

  "아, 아-. 모든 시민들께서는 대피를 위해 집 밖으로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모든 시민들께서는 대피를 위해 밖으로 나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안내를 따라 집을 나선다면 나서기 전, KPC가 찾아와 문을 두드립니다. 만난 후엔 얼른 대피하자는 짧은 RP 후 <4. 함께>로 가주세요.

 

 

▷<Eevent 실종>을 거쳤거나, 안내를 따라나서지 않는다면 아래의 지문을 출력해 주세요.

 

 

 

  대피를 알리는 소리마저도 무심하게 들립니다. 웅성웅성, 집을 나서는 사람들의 소리도 들려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다시금 빗소리만이 들립니다. 그리고,

 

똑똑똑.

 

"...PC."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문을 열면 온몸이 흠뻑 젖은 KPC가 보입니다. 안색이 파리하네요.

 ▷KPC는 물살에 휩쓸려 실종되었다가 다행히 살아 나왔습니다. 별다른 부상이 없다고 상정하였으나 KPC에게 맞게 설정해주세요. PC와 재회의 감격을 충분히 RP로 즐겨주세요. RP을 마친 후에는 대피소로 향하기 위해 함께 집 밖으로 나옵니다.

 

 


4. 함께

https://youtu.be/r5QrJ23lxt8

 

  거리는 이미 물에 잠겨 바닥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두 사람은 어느덧 성인의 허벅지까지 차오른 빗물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물살에 때론 휘청이지만 맞잡은 두 손은 견고합니다.

 

"조심해, PC."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안전한 피난처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요. 시퍼런 물을 넘어 힘겹게 나아가는 거리엔 두 사람뿐입니다.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빗줄기에 시야가 깜빡이던 중 저 멀리 마치 등대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푸른빛이 보입니다. 물살을 헤치고 조금 더 다가가 보면 그것은 간판입니다. 간판 한 귀퉁이의,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한 문양이 푸르게 빛을 내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서점이네요.

 

 

▒고서점

 

  딸랑-.

  이미 책방 주인은 대피한 것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불도 꺼져 있어 매우 어둡네요. 책은 이미 상당수가 물에 잠겨 있습니다.

  ▷고서점에 있던 위그의 안내자는 고서점이 잠기기 전 이곳을 떠나 이미 차원의 관문을 뛰어넘고 없습니다. 자료는 그대로 두고 갔기에 PC와 KPC는 이곳에서 진상의 일부와 유물을 찾는 법을 알게 됩니다.

 

  골동품 상점의 주인은 이곳에서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다고 했죠. 대체 이 수많은 책들 가운데에서 무얼 찾아야 하는 걸까요. 

 

[자료조사 판정]

골동품 상점에서 티켓을 받았다면, 관찰 판정에 실패해도 티켓에 새겨진 문양을 찾아본다는 선언으로 책들에 같은 문양이 새겨진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판정으로 표식에 대한 힌트를 주셔도 됩니다. 

 

▶성공  책장에 꽂힌 책들을 꺼내 빠르게 훑어보던 중 당신은 익숙한 키워드를 발견합니다. 종말, 그치지 않는 비. 그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정>

  .... 차원 간을 뛰어넘는 것은 우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것은 아주 많은 대가를 필요로 했다. 미고나 고대종과 다르게 우리는 선천적으로 마력이 적었기에 '관문의 대가'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종말을 셈하는 것 역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언제 떠나야만 하는가.


  .... 정원사께서 차원을 씻어 내릴 때마다 언제나 거대한 흐름이 함께 했다. 그 작은 징후는 '그치지 않는 비'였다. 마침내 우리는 감히 신의 달력을 엿보는 법을 알아내었다. 마치 물레방아처럼 반복되는 차원들의 종말,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순리였다. 우리는 그 흐름을 타고 다른 세계로 떠내려갈 준비를 시작했다.

  .... 이곳엔 이미 고대종이 만들어 둔 관문이 꽤 많이 있었다. 우리는 그 위에 터전을 짓고, 선조들을 기리기로 하였다. 그들이 미고로부터 훔쳐 가져다준 불꽃 마력석에 담아 차원을 뛰어넘어 우리의 삶을 잇게 하였고, 역사를 잇게 하였다.

 

  .... 우리는 관문과 불꽃을 숨기기로 했다. 몇 차례 세계를 뛰어넘는 동안 만난 다양한 종족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 우린 '유산'을 지켜야만 한다. 다시 예정된 종말이 찾아올 때, 후손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우리의 표식과 주문을 전하기로 했다.

 

▶실패

  무엇을 찾아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수많은 책들을 희미한 불빛에만 기대어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대로 모든 책을 뒤질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요. 빗물은 계속해서 더 차오릅니다.

 

 

  찾아낸 책 하단에 아주 낡고 오래된 종이가 압화처럼 붙어있습니다.

▷책을 찾는 일에 실패해도 관문 찾기 종이는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리저리 뒤지던 중 떨어집니다. 민첩 판정을 성공하면 물에 젖기 전에 잡을 수 있습니다. 실패하면 물에 젖은 글자가 번져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 

<차원의 관문을 찾는 주문>
마력 -1, 이성 -1d3 소모

허공에 우리의 문양을 그리고 영창을 할 것.
-영창 : 우리는 빗길 위에 선 자입니다. 내리는 진리에 발을 담그고 걷는 자입니다. 풍랑을 거스르지 않고 항해하는 자를 인도하소서.

▷주문을 외우기 부끄럽다면 키퍼님의 재량으로 변경하시거나 생략해도 됩니다.

▷룰북 p. 254 참고

 

▷PC가 별도의 자료조사 판정을 선언해 성공하거나 '차원의 관문', '마력석', '문양이 새겨진 목걸이'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면 아래의 자료들 중 원하는 것을 추가로 제공해주세요.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지식은 아니므로 생략도 가능합니다.

 

<차원의 관문>
  .... 다른 장소, 시간, 차원, 세계와 연결된 통로이다. 우리는 이 관문을 다음 차원의 같은 시간과 연결했다. 다른 우주를 뛰어넘어야 하기에 그 거리에 비례해 막대한 마력이 들었다. 일부는 한때 이 차원에 머물렀던 고대종이 만든 것을 변형하기로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관문을 통과할 때 치러야 하는 관문의 대가, 마력을 어떻게 충당하는가이다.

<마력석>
  .... 마침내 관문의 대가를 감당할 방법을 찾아냈다. 마력을 흡수하고 가두고 원하는 때에 방출시킬 수 있는 물질의 제련 기술을 미고들로부터 훔쳐내는 것에 성공했다. 우리는 불꽃을 담은 이 보석을 마력석이라 명명하였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지막 준비뿐이다. 다음 종말 전까지 마력을 마력석들에 모아둘 것. 한 번의 차원을 넘기 위해 저장된 마력을 모두 써야 할 것이기에 우리의 후손들은 다음 종말까지 그 차원에서 마력을 모아둬야만 한다. 우리가 했던 것과 같은 준비를 해야만 한다.

  비록 우린 미고들의 추적을 피할 수 없을 테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기에 그 어떠한 대가에도 후회는 없다. 우리는 조금 더 진리에, ▒▒▒▒▒▒의 차원에 가까워졌다.


<고대신의 징표>
  .... 하루는 상냥한 사베풔에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를 함께 다음 차원으로 데려가 줄 것을 청했다. 그들의 호의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었다. 사베풔에의 아이는 우리의 아이들보다도 훨씬 약했다. 차원을 건너는 동안 그 아이를 신의 그림자로부터 보호해줄 방패와 우산이 필요했다.  '고대신의 징표'가 이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는 상냥한 이웃을 위해 징표를 새긴 물건들을 만들어두기로 했다.

 

 

  빗물은 이제 허리까지 차올랐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빗 속으로 잠겨가고 있습니다.

 

 

➤ 이후 어떤 이유에서건 계속해서 이 세계에 남아있기로 결정한다면 <END 4. 잠겨가는 세상 속으로>

 

관문을 찾기 위한 주문을 영창 한다면 이하 계속.

  ▷이 구간에서 가족이나 친구 등 다른 소중한 사람이 있는 PC는 그들을 데리고 함께 가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PC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 수가 몇 명이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본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KPC와 PC가 각각 1개씩, 총 2개의 고대의 징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데려온 사람들 역시도 차원의 관문을 무사히 건널 수 없습니다. 해당 내용은 <5. 장마의 끝>에서 추가로 설명합니다.

 

 

  https://youtu.be/JZh9MCUAnEs

 

  영창이 끝나자 별을 닮은 빛무리가 당신을 에워쌉니다. 빛은 흩어졌다가 곧 한 데 모여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지나간 물 위로는 빛의 꼬리가 길게 흔적처럼 남습니다. 만져보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차갑던 빗물도 그 빛에 닿은 언저리들은 데워진 듯 포근합니다. 긴장한 탓에 미처 몰랐던, 서늘했던 체온이 덥혀집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다시 나아가다보면 우리는 시작에 도착합니다.

 

  '위그의 카페'

 

  빛은 그 안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쇼윈도 너머로 마치 별무리를 품은 듯 새하얀 빛과 푸른빛, 붉은빛이 어우러진 아치문이 보입니다.

▷관문 찾기 주문을 외운 사람의 눈에만 보입니다.

 

  카페 안 역시 어둡습니다. 빛나고 있는 문을 제외한다면요. 문 주위에는 당신이 편지에서 보았던 읽기 어려운 문자들이 적혀 있습니다. 언어학 판정 성공 시 인류의 역사상 존재했던 적이 없던 문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둥글게 나열되어 있는 글자들이 작은 홈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끼워 넣을 수 있을 것처럼 생겼습니다.

▷홈을 자세히 본다고 선언하거나 문에 관찰 판정을 성공 시, 동전보다 작고 둥근 형태입니다. 둥근 모양을 중심으로 더 깊게 파진 것은 마치 불꽃을 닮았습니다.

 

 

홈에 보석(마력석)을 끼워 넣는다.

  홈에 보석을 끼워 넣습니다.

 

  달칵-.

 

  보석 안에서 일렁이던 불꽃이 일순간 커지더니 스르륵 꺼져갑니다. 그리고 마치 퍼져나가듯 푸르던 문 전체를 붉게 감쌉니다. 주위에 새겨진 빛나는 문양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느리게 돌아가고 노래가 들려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노래. 아, 그래요. 골동품 상점에서의 그 오르골 음악입니다. 곧 문양이 모두 펼쳐지고, 어떠한 모양이 되어 문 옆으로 늘어집니다. 이건 거대한 벽화입니다.

 

  <벽화>

  둥근 원 위쪽에 방울이 그려져 있고, 다음으로는 일련의 크고 작은 삼각형들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맨 처음 삼각형과 가장 뒤의 삼각형은 긴 막대 끝에 둥근 무언가를 달고 있습니다. 삼각형들의 방향이 가리키는 곳엔 마치 등대 같은 것이 있고, 그들의 위로는 고래의 형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고고학, 인류학, 역사 판정 중 하나를 선언해 성공한다면 벽화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KPC와 PC에겐 그다지 중요한 정보가 아니지만, 다수의 NPC와 함께 왔다면 꼭 필요한 정보입니다. 벽화의 내용은 관문을 통해 차원을 넘는 동안의 서있는 순서입니다. 고대신의 징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꼭 징표를 지니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있어야만 관문을 무사히 건널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데려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PC로 하여금 소중한 사람들을 데려올 기회를 주세요. 없다면 넘어가도 됩니다.) 사이에 있지 않은 사람은 에술툴아오제의 비를 견디지 못하고 별가루가 되어 부서집니다. 엔딩에 참고해주세요.

 

 

  철컥-.

 

  커다란 이음매가 맞물리는 듯한 소리가 마치 동굴에서 들리는 듯 울리더니 서서히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열린 문 너머는 그저 새까맣게만 보입니다. 한치의 빛도 통하지 않는 것만 같은 칠흑입니다.

 

▷긴박한 상황 전, 마지막 RP 구간입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습니다. 그리고 칠흑을 향해 한걸음 내딛습니다.

 


5. 장마의 끝으로

https://youtu.be/ypNgvc6c6Cc

 

  ▷이하로 지능 판정과 이성 판정 구간이 다수 존재합니다. 진상을 알기 위해선 지능 판정에 성공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진상에 가까워진 대가로 다수의 이성을 잃게 됩니다. PC 혹은 KPC가 광기에 빠진 경우 정신분석 판정으로 일시 완화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 명이 광기에 빠진 경우 다른 한 명이 이끌어주는 등으로 난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RP을 한다면 플레이가 더 즐거워집니다.

 

▷본래 현재화된 광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신분석 성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난이도 조절을 위해 정신력 판정으로 극복했다는 하우스룰 적용도 가능합니다. 사람은 때때로 위기에서 극한의 능력을 보이기도 하니까요. 탁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해 주세요.

<독자적 광기>
우주 공포증

  우주와 관련된 것만 보아도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거대한 우주 속에서 티끌과 같은 자신은 금방이라도 새카만 공간에 빨려들어기거나 쏟아지는 별에 파묻혀 죽을 것만 같습니다. 위압감에 눌려 다리가 벌벌 떨리고 숨조차 쉬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온몸에 힘이 풀리거나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광기의 현재화 중에는 우주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패닉에 빠져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완전히 압도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사람을 움직이려면 업고 달리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럴 수 있나요?

  잠재적 광기 중엔 눈을 감고 있다면 우주 공간에 있다고 해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운 상태이기에 방향감각을 잘 잡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이끎이 필요합니다. 가령 당신과 함께 달리는 사람과 같은.

 

  걸음을 내딛고 검은 안개가 스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새카만 우주입니다. 아득하도록 끝도 없이 펼쳐진 칠흑 위로 샐 수 없이 많은 반짝임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발아래에 딛여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아래의 구분조차 할 수 없는 채로 그저 허공에 떠 있을 뿐입니다. 그 광활함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San 0/1.

 

  이 거대한 공간에서 우리는 어디로 향해야만 하는 걸까요. 문득, 저 먼 곳에 푸른빛무리가 보입니다. 마치 안개에 둘러싸인 바다 위 등대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 빛을 향해 나아가면 두 사람의 발이 우주 위를 부유하기 시작합니다. 허공을 박차고 몸은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갑니다. 금방이라도 아득한 아래로 추락할 것만 같아서 심장과 걸음이 떨립니다.

 

  찰박-.

 

  어느덧 두 사람의 발 밑은 젖어있습니다. 발밑이라 할 수 있는 걸까요. 이 허공에 뜬 우주에서. 하지만 분명하게도 두 사람은 빗길을 걷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푸르스름한 빛이 잘게, 마치 비처럼 쏟아집니다.

 

  문득, 앞서 걷는 KPC의 발이 서서히 빛이 되어 부서지는 것이 보입니다. 발만이 아닙니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을수록 KPC도 당신도 빛으로 얼룩덜룩 부서져가기 시작합니다. 고통조차 없이 서서히.

 

[지능 판정]

▶성공

  순간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는 것만 같습니다. 이 비는 아주 불쾌하고 두렵습니다. 아주 깊은 곳까지 갉아들어가고, 무언가 당신 안의 것이 파괴되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 이건 본능 그 이상의 감각입니다. 이 비는 두 사람을 녹이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육체가 아닌 무언가, 영혼, 존재라고 부르는 것을요. San 1 / 1D10.

 

▶실패

  순간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는 것만 같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비는 아주 불쾌하고 두렵습니다. San 1.

 

 

  당신의 손이 훅 이끌립니다.

 

 "가야 돼, PC!"

  그렇게 외친 KPC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비는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장맛비처럼. 

 

  문득 두 사람의 주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스칩니다. 고개를 돌리면 당신은 거대한 눈과 마주합니다. 언젠가 하늘에서 보았던(보지 못한 경우 생략) 시리도록 푸르고 공허한 눈동자. 그리고 그 눈동자 주위를 일렁이는 연기가 마치 구름처럼 나부낍니다. 그 모습은 마치 비늘이 있는 거대한 고래 같습니다.

 

[지능 판정]

▶성공

  당신은 알아차립니다. 이 거대한 것의 존재를 온전하게 인식해 버렸습니다. 나부끼는 것은 연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비늘처럼 생긴, 수억, 수조 개가 넘는 팔입니다. 그 하나하나는 별과 행성을 움켜쥐고 마치 은하수처럼 새카만 우주를 헤엄치고 있습니다. San 1D5 / 1D30.

 

▶실패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죠? 망막에 비친 거대한 형상이 미처 뇌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이해의 범주를 넘어섰습니다. 아득함에 정신도 눈앞도 흐려지는 것만 같습니다. 아찔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 다잡아봅니다. San 1D3.

 

 

  아득해져만 가는 정신 속에서 숨이 턱끝까지 차도록 두 사람은 달리고 또 달립니다. 빛으로 흩어지며 우주를 건너는 모습은 마치 불타 사라지는 유성 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나아가며, 얼룩덜룩해져 가는 서로의 두 손을 꽉 쥐고 있습니다.

 

  그때 거대한 존재가 허공으로 솟구치듯 우주를 헤엄쳐 오릅니다. 그 한 번의 움직임으로 수많은 별들이 하얀 거품처럼 밀려나고, 아스라이 부서집니다. 푸르스름한 물이 분수처럼 높게 흩어집니다. 그것들은 곧 당신과 KPC의 몸 위로, 별들 위로 쏟아집니다. 비가 되어.

 

[지능 판정]

▶성공

  마침내 알겠습니다. 그치지 않는 비, 예정된 종말, 순리. 이 모든 것의 의미를 알아차렸습니다. 그 모든 멸망은 저 존재의 사소한 몸짓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그저 비늘의 나부낌 하나에 당신의 세계는, 모든 것은 너무도 쉽게 잠기고 스러져 갑니다.  San 1D10 / 1D50.

 

  그 위에 있던 우리는 얼마나 하잘 것 없는 존재던가요. 우주를 하늘 삼고 바다 삼아 흐르는 존재에 비하면, 당신이 봐왔던 모든 것은 티끌, 그것보다도 못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당신의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자체가...

 

  쉽게 부서져 가는 시간, 장소, 추억들. 마주한 거대한 진실에 정신이 아득해져만 갑니다.

 

▶실패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죠? 망막에 비친 거대한 형상이 미처 뇌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기분입니다. 이것은 이해의 범주를 넘어섰습니다. 아득함에 정신도 눈앞도 흐려지는 것만 같습니다. 아찔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 다잡아봅니다. San 1D5.

 

 

➤ 고대의 증표를 PC와 KPC가 모두 지니고 있다면 <END 1. 장마의 끝으로>

 

➤ 고대의 증표를 PC나 KPC가 지니고 있지 않다면 <END 2. 별빛이 되어>

 

➤ 이성이 0이 되거나 PC와 KPC 모두 광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END 3. 까마득한 차원의 틈새로>

 

 

 

END 1. 장마의 끝으로

 

   두 사람의 몸에 더 이상 성한 곳은 없습니다. 별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또 흩어져서, 맞잡은 손마저 금방이라도 부서져 놓칠 것만 같습니다. 서로가 얼룩덜룩 흐려지는 모습은 사뭇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놓치지 않습니다. 두 손을, 서로를, 우리의 의미를. 우리는 별가루가 되어가는 중에도 서로에게서 의미를 찾아냅니다. 끝끝내 두 다리가 부서집니다. 팔이 스러지고 한쪽 눈이 사그라지는 때까지도 두 사람은 함께 빗길을 달립니다.

 

  길고도 길었던 장마의 끝을 향해서.

 

  형체를 잃은 두 발이 마침내 장막을 넘어섭니다. 정신이 아득해져만 가던 중 당신은 노르스름한 빛을 내는 목걸이를 봅니다. 그리고 서로의 시선이 가까스로 허공에 얽힌 순간, 빛으로 완전히 부서져 내립니다.

.

.

 

https://youtu.be/QZJSHj9dksY

 

  빛이 눈꺼풀 사이로 스미는 것이 느껴집니다. 감긴 눈이 몹시도 무겁네요. 마치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린 기분입니다. 힘겹게 눈을 떠보면 커튼을 치는 걸 잊고 잠들었던 건지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그 풍경이 매우 이질적이게 느껴집니다.

 

  이곳은 당신의 침실입니다. 바뀐 것 없이, 그저 날씨만이 화창할 뿐인. 그 많은 비는 어떻게 된 거죠? 물에 잠겨가는 세계를 등지고, 함께 젖은 길을 따라 우주를 달린 일은요? 자리에서 일어나면 무언가 툭, 떨어집니다. 다 낡고 헤져 부서진 목걸이입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면 휴대전화가 울립니다.

▷KPC와 함께 산다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같은 침실을 사용한다면 잠들었던 KPC가 깨어납니다.

 

  핸드폰엔 KPC의 이름이 떠 있습니다.

▷KPC 역시 이 일련의 사건을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함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쁨을 나눕니다.

 

  아, 그래요. 그 모든 건 꿈같은 일이 아닙니다. 당신은 알아차립니다.

  별을 뛰어넘고,

  비에 젖은 우주를 함께 달려 마침내 도착했다는 것을요.

  지독했던 장마의 끝으로.

 

PC생환, KPC 생환

<보상>

차원의 관문을 찾는 주문

크툴루 신화 +3

이성 차원을 건너는 동안 잃은 이성+2D5

 

 

END 2. 별빛이 되어

▷고대신의 징표를 가지고 있는 PC/KPC는 무사히 다음 차원에 도착합니다. 가지고 있지 않은 PC/KPC 그리고 NPC는 별가루가 됩니다. 

   두 사람의 몸에 더 이상 성한 곳은 없습니다. 별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또 흩어져서, 맞잡은 손마저 금방이라도 부서져 놓칠 것만 같습니다. 서로가 얼룩덜룩 흐려지는 모습은 사뭇 두렵기까지 합니다. 끝끝내 두 다리가 부서집니다. 하지만 놓치지 않습니다. 두 손을, 서로를, 우리의 의미를. 우리는 별가루가 되어가는 중에도 서로에게서 의미를 찾아냅니다. 팔이 스러지고 한쪽 눈이 사그라지는 때까지도 두 사람은 함께 빗길을 달립니다.

 

  길고도 길었던 장마의 끝을 향해서.

 

  형체를 잃은 두 발이 마침내 장막을 넘어섭니다. 그리고 서로의 시선이 가까스로 허공에 얽힌 순간, 빛으로 완전히 부서져 내립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이 여정에 끝이 왔다는 것을요.

.

.

  부서진 가루가 천천히 흩어지고 이내 별무리 속으로 섞입니다. 우리의 흔적은 거대한 우주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반짝입니다.

  별빛이 되어.

.

.

  PC/KPC는 눈을 뜹니다. 희미한 빛이 눈꺼풀 사이로 스미는 것이 느껴집니다. 감긴 눈이 몹시도 무겁네요. 마치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린 기분입니다. 힘겹게 눈을 떠보면

 

  이곳은 PC/KPC의 침실입니다. 바뀐 것 없이, 그저 날씨만이 화창할 뿐인. 그 많은 비는 어떻게 된 거죠? 물에 잠겨가는 세계를 등지고, 함께 젖은 길을 따라 우주를 달린 일은요?

  ... 함께? 누굴 생각한 거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 누군가의 온기가 손끝에 남아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면 무언가 툭, 떨어집니다. 다 낡고 헤져 부서진 목걸이입니다. 기억에 없는 목걸이네요. 더 쓰진 못할 것 같아요. 버려야겠습니다.

 

  날이 화창합니다. 아마도 한동안 화창한 날이 이어질테죠. 내일은 어디 나들이라도 가는 게 좋겠어요. 별빛이 예쁜 밤입니다.

 

고대신의 징표를 가지고 있는 PC/KPC 생환,

가지고 있지 않은 PC/KPC 로스트 

<보상>

없음.

 

 

END 3. 까마득한 차원의 틈새로

 

  더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각막에서부터 시신경을 타고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거대하고 인간의 이지를 뛰어넘는 모든 사실들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두렵고, 고통스러워 머리가 터질 것만 같습니다. 우린 함께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그 모든 몸부림은 하잘 것 없는 일이었던가요.

 

  두 발이 빗길에서 미끄러져 추락합니다. 별들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갑니다. 아니, 이건 당신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별을 품은 거대한 고래가 당신을 삼키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파도가 덮치듯. 시야가 온통 별빛으로 이지러집니다. 당신의 위로 은하수가 쏟아집니다. 

 

그리고...

 

PC 로스트, KPC 로스트

<보상>

없음.

 

 

END 4. 잠겨가는 세상 속으로

 

  우리는 그만 길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길 위에 있긴 했던 걸까요? 무심한 비가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닿을 곳 없는 걸음은 결국 대피소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미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곳이 완벽한 대피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세계 그 어디에도 예정된 종말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대피소는 없다는 것을요.

 

세계는 끝없이 잠겨갑니다. 지금도 들리지 않나요. 빗소리를 타고 내리는 고요한 멸망의 소리가.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PC 로스트, KPC 로스트

<보상>

없음.

1D100일 후 세상은 완전히 물에 잠깁니다.


후기

 

  장마 시나리오를 가고 싶었는데 완벽한 해피엔딩 있는 시나리오를 찾지 못해서 '그럼 내가 쓰자!' 해서 쓰기 시작하게 된 헌정 시나리오입니다. 예상한 것보다도 훨씬 길어져서 장마가 끝나고, 여름이 다 갈 무렵에나 마무리가 되었네요. 중간에 배포를 할지 말지도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시나리오 작성이라는 게 시작은 쉬워도 끝마무리까지는 참 힘들더라고요. 모든 라이터님들 존경합니다. 그래도 저와 플레이어분께서 굉장히 즐겁게 했던 자작 시나리오라서 이렇게 배포도 해봅니다.

 

  코스믹 공포를 살리면서도 시각적인 잔인함이 없는 시날을 쓰고 싶었습니다. 파괴적인 멸망이 아닌 서서히 고요하게 다가오는 멸망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엔딩도 긴 시간을 달려온 플레이어들이 너무 허무하다고 느끼진 않게 로스트도 공들여서 묘사를 했는데 잘 전달됐을지 모르겠어요ㅎㅎ 

 

  시날 내부의 성별이 드러날 수 있는 대명사나 묘사는 일부러 넣지 않았습니다. 굳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기도 했고요. 이 또한 탁의 성향에 맞게 설정해주심 될 것 같아요.

 

  저와 제 플레이어분께서 즐겁게 하신 만큼 다른 분들께서도 제 시나리오를 즐겨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다들 건강하세요! 즐거운 티알라이프 되세요!

 

 오르골 음악을 헌정해주신 고은님께 감사드립니다!

 

+2021. 09. 05. 오탈자 수정, 난이도 조정

+2021. 09. 08. 오탈자 수정, 표현 일부 수정, 다인으로의 개변 가이드 추가

+2021. 11. 26. 헌정받은 오르골 음악 첨부 및 일부 내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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